지난 여름(2020년 여름) 비가 너무 많이와서 고생했었다. 사무실에도 물이 차서 매일매일 바가지로 물을 퍼내야했고, 자취집도 습기 때문에 곰팡이 대란이었다. 내 팔자에 수난이 있는지는 몰라도 이리저리 습때문에 힘들었던 시기였다.
일단 오늘은 거주하던 집에 대해 써보려고한다. 당시 자취집은 4층이었고, 베란다/테라스는 없었다. 평소 습한정도는 아니지만, 건물자체가 좀 차갑고 음침한 느낌은 있었다. 해가 들지않아서 낮에도 어두운.. 그러다 해가 져버리는 그런 방이었다.
(약혐주의)
내 집이 아니라 곰팡이집에 내가 얹혀 사는 꼴이었다고 보면 된다.
(한겨울 결로현상 때문에 창틀주변에 곰팡이 사건이 있긴 했으나, 정말 이정도는 아니었다..)
벽이고 천장이고 전부 곰팡이
서랍뒤에는 아주 곰팡이털이 부숭하게 덮혀있었고,
침대 프레임에도, 잡동사니를 넣는 나무 바구니도 그냥 하~얗게 덮혀있었다. 까만 모자, 까만 후드티도 이미 하얀색이었고, 신발에 운동화에, 가죽구두에 동그란 곰팡이들....책꽂이에 책, 화장실 앞 천장 가구 안 정말 너무 심했는데 사진은 없다. 아마 사태 해결 후 스트레스 받아서 지운 것 같다.
나는 계속 그 집에서 먹고자고 생활했는데, 왜 어느날 갑자기 발견한걸까? 매일매일 습한집에 곰팡이가 떠다니다가, 어느날 갑자기 하루만에 번식하기라도 한걸까? 오만가지 생각은 다 해봤지만, 알 방도가 있나.
나는 수시로 방청소를 하는 편이다. 평소라면 하루에도 여러번 청소기돌리고 걸레로 구석구석 닦는데, 그 당시 사무실에 물이 차서 매일매일 3-4시간은 물을 퍼다 나르느라 집청소를 일주일 정도 못했던 기억이 있다. 엎친데 덮친격 아니었나 싶다.
다른 글에서 언급했지만, 나의 면역력은 바닥이 나서 성인아토피가 올라왔고, 콧물을 달고 살았다. 온몸, 특히 얼굴은 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야만 했다. 입주변은 벌겋고 에어컨,히터바람만 맞아도 진물이 줄줄 흐르는 지경이었다. 고통은 말할 수도 없었고, 잠도 제대로 못자서 삶의 질도 떨어졌다. 이비인후과에서도 병원에서도 숨쉬는 소리가 좀 이상하다고 했다. 안그래도 면역력도 떨어지는데, 집안에 공기질관리를 잘 해줘야한다는 얘기를 의사로부터 들었었다.
>만약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곰팡이가 보이면 일단 모든 가구를 뒤를 확인해야한다. 가구와 벽지에 곰팡이가 자리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모든 잡동사니. 책. 옷. 곰팡이들이 침 좋아한다. 난 건질건 건지고 정말 싹 갖다 버렸다.
+혹시나 여기 그런 몰상식한 사람 없을거라 믿지만, 이런 곰팡이든 뭐든 못쓰는 물건 어디에 기부할 생각하지마라. 안 주느니만 못한 짓 이다. (기부라고 다 착한일이 아님. 아주 나쁜짓이고 위선밖에는 안되는, 몰상식한 짓이다.)
그리고 곰팡이는 락스원액으로 닦아야 한다. 원래 락스란, 물에 희석하여 쓰는 것이나 곰팡이는 이렇게 하지않으면 지워지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 머리에 모자쓰고! 비닐 쓰고!(천장같은데 닦을 때는 눈/얼굴에 떨어지면 정말 큰일난다. 곰팡이잡다가 사람잡음.응급실 가야됨.) 면장갑+고무장갑+마스크 끼고! 있는 문은 다 열어두고!(기화하는 락스를 들이 마시면 위험함) 스펀지/주방수세미에 락스원액을 뭍혀 곰팡이있는 부분에 바르면 된다. 벽에는 원액을 추천하고, 천장같은 데는 액체를 바르기 영 어려울 것이다. 마트에 가면 ‘젤’제형의 락스가있다. 스프레이로 뿌리면 착! 하고 붙는데, 가격은 7천원정도 한다; (좀비쌈) 락스 원액만큼의 효과는 있으니, 천장에 락스 뚝뚝뚝 떨어뜨리면서 고생하지말고, 사용해보기바란다. 그리고 벽지는 변색의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
+나같은 임차인은, 일단 곰팡이 사태를 모두 사진으로 남기고, 집주인에게 미리 얘기 해주어야한다. 상황이 이러이러하니 락스로 좀 닦아 내야할것같다.변색의 위험이 있다던지, 아니면 집주인한테 해달라고 해야되던지(업체를 불러달라고 할거면, 돈들어가는 부분이라 좋게좋게 해결을 봐야됨)
일단 나는 쇼부치는데 실패했다.
곰팡이는 집주인이 업체안부르고 직접와서 자기가 닦아주겠다고 해서 그냥 거절했다. 그 사람이 딱히 전문가도 아닌데, 내가 굳이 우리 부모님 연배의 으르신에게 일 시키는 것 같아서 그냥 거절했다.
튼, 곰팡이는 결국 내돈주고 업체썼다.
곰팡이는 곰팡이 전문업체가 있다. 나는 정말 방안이 그냥 곰팡이의 나라였으므로 30만원 주고 업체를 썼다. 정말 나도 하다하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사람을 부른 것. 곰팡이는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상태가 심각했던지라 다시 또 곰팡이가 보였다.
하지만 어느정도 손 쓸수있는 정도라면 락스원액으로 잘 닦아보길바란다. 그리고 해가 들면 쨍쨍 햇볕을 쬐어주면 더 좋지만.
++그 이후
하루라도 그 집을 빨리나와야할 것 같았다. 업체를 썼다 한들, 아예 짐을 다 빼내고 도배를 새로 다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 아직 구석구석, 공기중에 잔류하고있는 곰팡이 포자 때문에 내 피부와 폐가 못버틸 것 같았기 때문이다. 2년 살고, 암묵적갱신이 이루어진 상태였는데 결국 중도해지로 내가 복비도 다주고 그 집을 나왔다. 곰팡이 사태로 이후 한두달은 썩 집주인이 살갑지 못했는데, 마지막 나가는날 아침일찍 내려와서 “언냐 곰팡이는 내가 미안해.”하고 순순히 사과하는 것이었다.. (쩝. 돈이든 뭐든 전부 내가 손해봤지만, 그래도 뭔가 솔직하게 말이라도 해주니 기분은 좀 풀렸다.) 나는 다음집 계약, 잔금처리로 정신이 없었는데 집주인이 좀 미안했는지 나 대신 이삿짐 나가는거, 싣는거 다 챙겨줬다.
다른 글에 써놓은 습도관리... 이쯤에서 다시 언급해본다. 부디, 제발, 집안습도관리를 하라. 집이 작으면 작을수록, 곰팡이퍼지기는 더 쉽다.
특히 여름에 에어컨 아낀다고 선풍기만 쐬고 살지 마라. 에어컨만큼 제습 효과 뛰어난 것도 없다.
'소중한 마이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지 건조기 메인보드 교체..피같은^_ㅠ (1) | 2025.02.01 |
---|---|
저 이사가염 (1) | 2024.05.02 |
자취 보일러 "여름"나기 (feat. 린나이 RBMC-28) (0) | 2023.04.03 |
자취 샤워기필터 꼭 써야하나? (이사한 날 썰)+24.8.23추가 (0) | 2021.02.04 |
자취 보일러 겨울나기 (feat. 린나이 RBMC-28) (0) | 2021.01.30 |